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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호 ‘정한아 작가와의 만남’ 프로그램 참여 후기

시스템관리자 2026-03-11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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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스타 ‘수지’ 가 주인공을 맡아 화제가 된 “안나” 라는 드라마 시리즈의 원작을 아시나요? 

작년에 “안나”가 ‘쿠팡플레이’ 플랫폼에서 공개되어 인기를 끌면서 이 극의 원작 소설인 “친밀한 이방인” 역시 큰 주목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오래 전에 출간했던 소설 “친밀한 이방인” 덕에 역주행 베스트셀러 작가로의 기쁨을 누렸다는 정한아 작가는 바로 우리 고양시 거주 작가 입니다.


지난 3월 20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화정도서관 지하1층 꽃마루에서 ‘소설과 거짓말’ 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2024년 고양작가 연계 프로그램 - 정한아 작가와의 만남’ 행사가 있었습니다. 프로그램 중 “여러분은 정말 저를 목욕탕에서 다시 보게 될지도 몰라요!” 라고 말했을 정도로, 진정한 동네 작가로서 친근함을 뽐내주셨던 후기를 기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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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아 작가는 2005년 건국대학교 재학 당시 등단한 것으로 유명하죠. 일찍 등단한 만큼 정한아 작가의 출간 작품들은 그녀의 성인기 삶의 기록인 셈인데요. 정한아 작가가 20대 때부터 40대인 지금까지의 시간을 아울러, 작가의 변화된 의식 흐름과 삶이 그녀의 소설들 속에 녹아 있습니다.

‘소설과 거짓말’ 이라는 주제는 강연 시작부터 끝까지 작가의 이야기를 관통한 키워드 이었는데요. 작가는 소설이 자신의 삶에 어떤 의미였는지 사춘기 시절 이야기부터 들려주며 소설과 거짓말의 관계를 관객들의 눈앞에 펼쳐주었어요. 유난히 생각이 많고 공상 하고 사유하기를 좋아했던 소녀였다는 작가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모순점들이나 상처와 결핍들로 인해 혼란스러운 사춘기를 보냈다고 하는데요. 작가는 이 시기를 문학의 힘으로 이겨냈다고 합니다. 문학을 읽으면서 현실에서 절망한 마음을 치유 받고 다시 새로운 사유를 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합니다. 


소설을 통해서 다시 사유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는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현실에서는 이루어지지 못할 일들이 소설이라는 판에서는 자유롭게 펼쳐질 수 있잖아요. 뒤틀리고 기형적인 인간의 욕망까지도 소설 속에서는 다양한 인물과 플롯을 통해서 마음껏 그려낼 수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꿈꿀 수 없는 거짓말 같은 이야기를 문학이라는 형식으로 읽으며, 정한아 작가는 현실에서는 얻을 수 없었던 자유와 해방감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현실에서 직면하게 되는 다양한 좌절들을 극복하고 다시 사유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해요.


자비출판이 넘치는 시대에 출간 작가들은 많습니다만, 등단 작가가 되기란 여전히 그 벽이 상당히 높은데요. 정한아 작가가 대학생 작가로 일찍이 등단을 할 수 있었던 근원적인 힘은 무엇 이었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소설을 통한 사유로 밀도 높게 채웠던 지독했던 사춘기 시간이 쓰는 힘이 되어주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가 본인은 “운이 좋아서 멋도 모르고 등단했다”라고 겸손해하지만 어디 세상에 공짜가 있나요? 


글을 쓰고 싶은 사람, 소설을 쓰고 싶은 사람을 위한 조언으로는 무엇보다 깊은 사유의 힘을 강조했습니다. 창의성은 깊은 사유에서 나오고, 깊은 사유는 결핍과 상처로부터 나온다고 합니다. 나 자신이 약자 입장이 되어보고 결핍을 가진 입장이 되었을 때 비로소 인간의 상처를 제대로 목도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누구나 공감할 주제를 가지고도 낯선 이야기 형식으로 뻔하지 않은 이야기를 쓸 수 있다고 합니다. 그 시작으로써 내 상처를 들여다보고 상처 입은 당사자로서의 절박한 이야기꾼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요. 누구나 아는 이야기를 비틀어서 쓸 수 있는 능력, 창의성은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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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서는 거짓말을 마음껏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전혀 맥락 없는 허무맹랑한 거짓말이라면 독자들이 설득될 리 없겠죠? 소설 속 이야기는 허구이지만 반드시 ‘믿어질 만한 허구, 실제로 일어날 것 같은 허구’여야 하는데요.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이 바로 핍진성 입니다.


핍진성이란 문학, 예술, 과학철학 등에서 진리에 가깝거나 흡사한 정도를 나타내는 용어로서 소설가 입장에서는 ‘절대 들키지 않을 거짓말을 지어내기 위한 노력’ 이라고 하는데요. 어떤 것에 대해 많이 알면 알수록 더 철저하고 잘 짜인 거짓말을 할 수 있겠죠? 소설가들이 자전적인 소설을 많이 쓰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디테일을 많이 알면 알수록 더 정교한 거짓말을 할 수 있는데 내가 경험한 것만큼 더 잘 알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소설의 핍진성을 높이려면 정확하고 진정성 있게 이야기를 전개해야 된다고 하는데요. 거짓은 정확성과 진정성의 반대 개념인데 거짓말을 더 잘하기 위해서 정확성과 진정성을 챙겨야 한다니 저에게는 너무나 모순적인 이야기로 들렸어요. 역시 소설은 아무나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또 다른 중요한 요소로 ‘취재’를 언급했습니다. 작가라는 한 개인이 살면서 경험할 수 있는 사건에는 한계가 있다 보니 취재는 작품 집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정한아 작가는 두 번째 장편소설 “리틀 시카고”를 쓰기 전 취재 목적으로 기지촌 스테이크하우스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기까지 했다고 해요.


어린 소녀로서 소설을 읽던 입장에서, 소설을 쓰는 작가의 입장이 되고나서의 정한아 작가가 소설을 바라볼 때 달라진 시선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습니다. 소설 쓰기가 너무 힘들고 어려워서 읽고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니까요. 쓰는 이의 창작의 고통을 부족하게나마 상상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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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소설 쓰기를 멈추지 않은 정한아 작가가 바라보는 문학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정한아 작가는 현실에서 절망한 마음에 새로운 사유를 할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이 바로 문학의 역할이라고 합니다. 문학이라는 형식에 멋진 거짓말을 담아 인간의 욕망을 배출함으로써 문학을 접하는 이들이 자유와 해방감을 느낀다는 것이죠. 작가의 소녀 시절을 지탱해준 소설이라는 뿌리의 힘은 영원히 유효한 것 같습니다.


작가와 동년배이자 소설 읽기를 사랑하는 독자로서 이번 프로그램에서 정한아 작가가 들려준 소설과 거짓말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에 깊이 공감했고요. 언젠가 나도 소설을 써보고 싶다는 꿈을 가진 지망생으로서도 현직 소설가가 들려주는 생생한 정보를 들을 수 있었던 알찬 시간이었습니다.


고양시에는 우리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수많은 작가님들이 일상을 꾸리고 계십니다. 

가까운 도서관에 고양시 작가와의 만남 행사가 있다면 꼭 참여해보세요!

 

 

 

글 | 김모니카 사부작 사부작 웹진기자

 

 

 

※ 만나고 싶은 고양시 평생학습 동아리나 인물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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